1. 개요[편집]
1993년[1] 한뜻출판사에서 출간한 한국 출판계 사상 공전절후의 베스트셀러 도시전설+괴담집.
출간 연도에 맞추어 93편의 엄선된 괴담을 수록했으며 당시 전국의 국민학생들부터 성인층에 이르기까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종래 성인 취향의 괴기문학류와 저학년 눈높이에 맞춘 교훈적인 이야기나 유치한 카더라 통신식 괴담도서류만 난무하던 출판계에 일대 획을 그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물론 이 이전에도 괴담서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아동틱한 표지와 국딩 컨셉의 자질구레한 삽화를 수록한 아동도서 수준이었다. 일본 도서를 통으로 베낀 데다 내용물도 짜깁기 수준이었던 금하의 "괴기랜드" 같은 물건도 레이블은 아동문고. 그래도 공포특급 이전에 출판된 "오싹오싹 공포체험" 같은 경우엔 아동문고임에도 불구하고 삽화가 꽤나 으스스한 게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켜 꽤나 히트 쳤다.
일단 자질구레한 삽화를 배제하고 텍스트만으로 밀어붙인 편집이 획기적이라 할 만하며, 엮은이가 누구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사용된 문체도 상당히 고급스럽고 가독성이 뛰어나 20년이 지난 지금 읽어봐도 술술 잘 읽힐 정도. 책 자체는 작은 편이지만 폰트가 작고 괴담의 수가 상당히 많아서 가성비가 좋은 괴담집이다.
또한 내용을 5개의 섹션(학교에 관련된 괴담, 도시전설 등등)으로 나누어 치밀한 구성을 보인 것도 괴담집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비록 그 내용 상당수는 일본에서 유행한 괴담들을 번안한 것이지만 현지화가 꽤 괜찮게 되어 있다. 또한 수록된 괴담들이 하나같이 반전성이 뛰어난 것들을 엄선한 것으로[2] 그 중에는 바다거북 수프 문제를 갈매기 버전으로 바꾼 것도 수록되어 있다. 거기에 쉬어가는 코너로 픽션이 아니라 괴담의 유래나 기원 등에 관한 짧은 글을 넣은 것도 특이했다. 엮은이의 안목을 엿볼 수 있는 부분.
이 책이 대박을 터뜨리자 한뜻출판사는 도서명 저작권을 등재, 1994년 2권이 연이어 출간되었고 이후 1997년까지 공포특급 7권, 공포특급 스페셜 1권, 총 8권이 출간되기에 이른다. 네임밸류에 걸맞게 속권들은 1권의 인기에 편승하는 아류작 차원을 넘어섰는데, 가령 문학성을 표방한 3권의 경우는 고원정 등 장르문학계 작가들이 참여하기에 이르렀으며[3], 4권은 독자 투고 중 빼어난 것을 엄선해 수록했는데 특히 수준이 높았던 '국딩 시절 함께 간 친구가 사라졌던 저주받은 연못 이야기' 는 당시 PC통신을 달구기도 했다.
5권과 6권은 한국에서 첫 손에 꼽히는 추리소설 매니아이자 번역가로 유명한 정태원(번역가)|정태원이 각각 세계편과 일본편이라는 부제로 외국의 유명 작품들을 수록했으며, 7권은 1권의 컨셉으로 회귀하여 도시전설들을 수록했다. 또한 1권, 2권의 내용에 유령실화를 더하여 기획출간한 공포특급 스페셜을 97년에 출간했다. 그런데 이후 IMF 때문에 출판사가 도산해버렸다. 조선일보 기사에 괴담집으로 돈 번 것 때문에 말이 많아서 안델센 전집을 기획하여 7권 완역했다.[4] 그런데 사실상 이러한 점이 한뜻출판사를 망하게 한 주요 요인이 되는데 팬들은 한뜻출판사의 괴담집을 원했는데 한뜻출판사는 출판사로 성장하기 위해 다른 문학류 번역 기획 등을 하면서 괴담집의 주요 팬층이었던 성인층이 대거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다.[5] 물론 공포책만 낸다는 주변의 인식을 씹지 않고 부자와 당나귀처럼 다른 서적으로 나가는 모험을 했던 한뜻출판사도 할말은없다. 거기에 일본 인터넷은 아직도 양질의 괴담이 돌아다니고 있었으니 차라리 계획을 더 철저히 세웠으면 괴담만 내는 회사라 할지라도 쉽게 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2. 시리즈 일람[편집]
- 공포특급 1
- 공포특급 2
- 공포특급 3 - 국내 작가 9명의 공포 단편을 모아서 낸 단편집. 참여 작가는 이승우(소설가)|이승우, 고원정, 김연수, 문형렬, 박덕규, 이진우, 임동헌, 최수철, 황병하이다. 이승우의 <악몽, G30117의 어떤 하루>는 괴담이 아니라 SF 디스토피아 물인데, 숨이 턱턱 막히는 폐쇄감을 유발하기는 하나 여러모로 공포라고 부르기는 미묘한 작품이다.
- 공포특급 4 실화편 - 공포실화 공모전을 열어서 출간
- 공포특급 5 세계편
- 공포특급 6 일본편
- 공포특급 스페셜
- 공포특급 7
3. 영향[편집]
공포특급 출간 이후 특급공포체험 쉿!과 같은 퀄리티 높은 괴담집이 무더기로 쏟아져나오는 등, 한국 괴담서의 수준을 끌어올린 1등공신으로 평가되며 괴담집도 수준만 높으면 잘 팔린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다.
그 중 위 사진에 나온 '깜짝공포' 의 경우 '탁 쓰윽' 이라는 어마무시한, 기존 괴담집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획기적이고 참신한 괴담이 실려있다. 내용은 지금 읽으면 크게 무서울 건 없지만,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강렬했던 편.
이 외에도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류의 서구권 타블로이드 기사 및 사진[6] 무단번역복제본과 '심령사진 100' 같은 일본에서 유행한 심령사진들을 모아서 판매한 책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다.
사실 이런 공포물이나 괴담서는 이미 80년대 중후반부터 쭉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공포특급은 갑자기 나왔다기보다는 그 흐름에 정점을 찍은 책이었고 상술되어 있듯이 기존의 80년대~90년대 초반의 쌈마이 공포책보다 매우 고급스러운 덕을 톡톡히 봤다. 그림을 뺐다는 것도 괜히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요즘 수준의 퀄리티 좋은 그림이 아니라 80년대 국내 작가 수준의 대충 그린 공포 그림은 어그로는 좀 끌고 아동층의 만족시킬 수 있어도 쌈마이 느낌은 피할 수 없었는데[7] 공포특급은 그런 위험도 피했고 표지 디자인도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세련됐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괴담서의 전성기였던 90년대 중반에 비해 21세기인 지금의 서점가는 오히려 더 수준이 퇴보한 상태. 서가에서는 이제 학습만화 컨셉의 유치한 아동용 만화책들이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 더구나 성인층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 지금 아무래도 공포특급의 영광을 재현할 베스트셀러가 다시 등장하기는 요원해 보인다.[8]
2000년에 '공포특급 2000' 이라는 쌈마이한 이름으로 재편집시켜 출간하기도 했으며 2007년에는 혜민원에서 2권짜리로 다시 간추린 'NEW 공포특급' 이라는 책이 아직 팔리고 있으니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은 일독을 권한다. 다만 오리지널에 비해 참신함이 떨어지고 구성이 조악한 것은 어쩔 수 없다.
4. 영화[편집]
여담으로 이 작품의 유명세를 타고 강제규 감독이 참여한 동명의 3편짜리 옴니버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즉 영화 각본을 써오던 그의 데뷔작인 셈. 만듦새 자체는 당시 기준으로 꽤 괜찮은 편이다. 당시는 강제규가 아직 본격 감독 데뷔를 하기 전이었기에 입봉작 발표에 앞서 연습용으로 만들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 탤런트들이 대거 출연한다. 참고로 강제규는 원래 충무로 A급 시나리오 작가 출신. 그리고 이 공포특급도 세 에피소드 중 두 개는 다른 감독이 연출했다.
그리고 이 비디오 포스터는 이 책과 마찬가지로 밑에 13일의 금요일 포스터에 앨버트 피니 주연인 늑대인간의 습격(1981/원제목은 Wolfen으로 1994년 삭제하고 일요특선 외화로 KBS2에서 더빙 방영했다. 방영제목은 울펜.) 포스터를 합성해 도용했다.
그리고 1권 표지 또한 대놓고 13일의 금요일(1980)|13일의 금요일 홍보 포스터를 그대로 무단 도용했다.
뱀발로, 90년대 SBS 주말 예능 프로였던 기쁜 우리 토요일이 10대를 겨냥하기 전의 성인 복고풍이었을 때도 동명의 코너가 있었다. 제법 호러적인 내용인데 어찌보면 썰렁하면서 으스스한 것도 많았다. 이를테면 밤중에 한 미용실에 긴 머리 여손님이 와서 "내 머리를 잘라줘."라는 말만 한다. 홀로 있던 미용사는 머리카락을 잘라주는데 계속 "머리를 잘라줘." 이 말만 하니 대체 어떤 스타일로 잘라달라는 거냐고 짜증나듯이 말하는데 면도칼로 여잔 스스로 목을 베어버리고 "이렇게 잘라다니까 ㅋㅋㅋㅋ." 라고 말하고 끝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용하다는 점쟁이(사미자가 맡았다.)를 찾아간 젊은 여자가 "난 돈많이 버는 남편을 만나고 싶다."라고 하자 점쟁이는 점을 보더니 "걱정마, 내 남편은 돈을 무척 많이 벌거야."라면서 어느 젊은 남자(홍록기)를 소개시켜준다. 헌데, 여자는 이 남자가 그다지 돈도 못 벌고 속였다는 것에 분노하고 싸우고 이혼하자 뭐하다가 그만 계단에서 스스로 실족사하고 만다. 여자가 죽어서 혼만 남아 남편을 보게 되는데 이 여자가 보험을 엄청 들여서 10억이 넘는 거액을 벌게되었다. 비로소, 여자는 점쟁이가 비웃듯이 하던 말을 알아차리고 내가 죽어서 남편이 돈을 많이 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그대로 혼이 돈을 아까워하며 절규하면서 저승으로 가듯이 사라진다.
[1] 참고로 그 유명한 빨간 마스크가 한국에서 최초로 대유행했던 해다.[2] 웃긴다는 얘기가 많은 에피스도도 몇 개 있었다. 원래 괴담이란 게 결이 안 맞으면 좀 웃기긴 한다...[3] 사실 메이저 작가가 이런 쪽에 발을 들여놓는 것에 대해서는 그 당시에도 말이 많았었다. 실험성은 좋았지만 문체가 뻑뻑해서 그런지 독자들은 의외로 "재미 없는 공포특급" 으로 3권을 기억한다. 심지어 시작을 여는 첫 작품의 경우 공포라기 보다 디스토피아 SF 장르이다.[4] 국내 최초의 안델센 전집 완역이다.[5] 사실 양질의 괴담집을 계속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도 하다.[6] 상당수의 소스를 위클리 월드 뉴스에 두고 있었다.[7] 이따금 잘 그린 작가들이 있긴 했다.[8] 당시엔 일본 책을 그대로 베낀 다이나믹 콩콩 미니백과의 "세계의 유령", 금하의 "괴기랜드"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괴담서가 문방구에서도 취급하는 아동문고 대접이었다. 공포특급은 이런 괴담집을 성인 정규 도서에 올린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