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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특징
2.1. 그 외의 특징

1. 개요[편집]

홍수 현무암이란, 지표에 거대한 화산 분화가 반복적으로 일어나 넓은 육지나 해저를 현무암질 용암이 두껍고 넓게 쌓여 형성되는 화산지형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규모 열점이 맨틀 플룸 형태로 상승하여 지표에 도달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분화에 의해 용암이 수천 km²에 걸쳐 얇고 광범위하게 퍼지며, 이로 인해 층층이 쌓인 계단 모양의 지형이 형성된다. 이러한 형태는 스웨덴어로 ‘계단’을 뜻하는 ‘트라파’에서 유래하여, 홍수 현무암 지대를 ‘트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인도의 데칸 트랩이 있으며, 시베리아 트랩, 남아메리카의 파라나 용암 대지도 중요한 홍수 현무암 지대로 알려져 있다. 미카엘 람피노와 리처드 스토더스는 지난 2억 5,000만 년 동안, 총 열한 차례의 홍수 현무암 분화 사례를 제시하였으며, 이들은 대부분 대규모 화성 활동 지대, 용암 대지 또는 산맥의 형성과 관련되어 있다. 이후의 연구에서는 온통 자바 대지, 칠코틴 군층 등의 예도 밝혀졌으며, 특히 칠코틴 군층은 컬럼비아 강 현무암군과 연결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홍수 현무암의 분화는 지구 역사상 대규모 생물 대멸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알려진 다섯 차례의 주요 대멸종 중 상당수가 이러한 대규모 화산활동과 시간적으로 겹쳐 있으며, 일부 경우에는 외부 천체 충돌과도 동시에 발생하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 특징[편집]

홍수 현무암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단일 사건으로 수백 km³에 이르는 마그마가 한꺼번에 분출된다는 점인데, 수십만 km³에 이르는 용암이 수십만 년 이내에 반복적으로 쌓이게 되며, 이로 인해 수만 km²에 달하는 넓은 면적과 넓게 퍼진 현무암 층으로 뒤덮인다. 또한 반복적인 분화로 인해 전체 두께가 1,000m를 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단일 용암류의 두께가 100m 이상에 달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특히, 북아메리카 미시간 키위노반도의 녹색암 용암류는 약 600m 두께로 관측되며, 이는 당시 이 지역이 수피리어 호수에 필적하는 거대한 용암호의 일부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대규모 용암 방출은 단순한 화산활동이라기보다, 지구 내부의 깊은 곳에서 축적된 에너지가 일시에 방출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홍수 현무암 지형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침식되어, 내부 구조가 노출되기도 한다. 특히, 용암을 공급한 암맥 구조가 드러나며, 이는 수백 km에 걸쳐 병행 또는 방사형으로 분포한다. 대표적인 예로 북아메리카 컬럼비아 고원에서는 길이 100km 이상에 달하는 병행 암맥이 드러나며, 수천 km 범위에 걸쳐 방사형으로 분포하는 암맥 체계도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마그마가 지하 깊은 곳에서 광범위하게 공급되었음을 보여준다. 병상 암맥, 즉 수평 방향으로 관입한 구조도 확인되며, 미국 뉴저지주의 팔리세이즈 병상이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암맥과 병상 구조물은 주로 휘록암으로 구성되며, 지표에 분출된 현무암과 유사한 조성을 지닌다. 지화학적 분석을 통해 개별 암맥과 특정 용암층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며, 이는 홍수 현무암 지대가 지표상의 현상에 국한되지 않고, 지하의 마그마 통로를 포함한 복합적인 화성 구조체임을 의미한다.

홍수 현무암은 형성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와 황 화합물을 대기로 방출하며, 이는 지구 기후 체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일부 홍수 현무암 분화는 대량 멸종 사건과 시기적으로 일치하며, 이로 인해 해양 산성화, 기후 냉각 또는 온난화, 생태계 교란 등 전 지구적인 환경 변화가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인도 데칸 고원의 홍수 현무암은 백악기 말 대량 멸종과 연관되어 있으며, 시베리아 트랩은 페름기 말 대멸종과의 관련성이 의심되고 있다.

이와 같이 홍수 현무암은 단순한 화산암의 집합체를 넘어, 지구 내부의 열에너지와 물질이 지표로 급격히 방출되는 현상이며, 대기와 해양, 생물권 등 지구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지질학적 사건으로 간주된다.

2.1. 그 외의 특징[편집]

홍수 현무암에서 자주 관찰되는 특징은 현무암 용암이 냉각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역학적 수축과 그에 따른 균열 형성과 관련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구조는 기둥 모양으로 갈라지는 절리 구조이다. 이는 용암이 고체 상태로 굳은 후 냉각되면서 수축함에 따라 형성된 것이다. 이 절리는 일반적으로 다섯 면 또는 여섯 면을 가지는 각기둥 형태로 갈라지며, 열이 밖으로 빠져나간 방향과 평행하게 형성된다. 대부분의 경우, 이 열 흐름은 용암 흐름의 위아래 표면에 수직으로 작용하므로 기둥도 수직 방향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빗물이나 지하수가 균일하지 않게 침투할 경우, 열 손실이 불규칙하게 이루어져 ‘차가운 손가락’이라 불리는 왜곡된 기둥이 형성되기도 한다.

용암 흐름의 상부보다는 하부에서 열이 더 느리게 빠져나가기 때문에 하부에서는 기둥이 보다 규칙적이고 크기가 크며, 구조적으로도 더 안정적인 형태를 보인다. 이는 흐름의 하단부가 상단부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냉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상부에 쌓인 암석의 무게로 인해 하단부에는 더 큰 수압이 가해지는데, 이 수압 역시 기둥을 더 크고 규칙적으로 형성되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기둥 구조는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 양식에 비유되어, 규칙적인 하단의 기둥 구조는 '기둥열(colonnade)'로, 불규칙하고 얇게 갈라진 상단 구조는 '엔타블러처(entablature)'로 불린다.

기둥의 크기는 용암 흐름의 두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흐름이 두꺼울수록 내부 냉각이 느려지고, 이에 따라 더 크고 정교한 기둥이 발달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두꺼운 용암 흐름인 '그린스톤 흐름'에서는 기둥 하나의 두께가 약 10m에 이르기도 한다.

또 다른 주요 소규모 구조는 ‘파이프줄기 모양의 공극’이다. 홍수 현무암은 냉각 속도가 비교적 느리기 때문에, 용암 내에 용해되어 있던 기체가 천천히 분리되어 기포 형태로 위쪽으로 떠오르게 된다. 이러한 기포는 주로 흐름의 상단부에 집중되며, 흐름의 대부분은 공극이 거의 없는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용암 흐름의 맨 아래쪽에서는 냉각이 급속하게 진행되어 유리질 가장자리라 불리는 얇은 층이 형성되며, 그 위에서는 빠르게 결정화된 암석 안에 기포가 고정되어 남게 된다. 이 기포는 이후 광물, 특히 밝은색의 방해석이나 다른 광물로 채워지면서 어두운 현무암 속에서 도드라지게 된다. 이때 공극이 길쭉하고 관 모양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마치 점토 담배대처럼 보이기 때문에 '담배 파이프줄기 모양의 공극'이라 불린다.

이러한 소규모 구조들은 홍수 현무암이 형성될 당시의 냉각 조건, 기체의 분리 과정, 광물 충전 작용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주요 증거로 작용하며, 퇴적 이후 변질 작용이나 지하수 순환의 흔적을 이해하는 데에도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