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청둥오리는 오리속에 속하는 새이며, 집오리의 원종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겨울철에 흔하게 관찰되는 철새이나, 때때로 국내에서 번식하는 개체가 나오기도 한다.

몸길이는 수컷이 약 60cm, 암컷이 약 52cm이며, 날개길이는 81~98cm, 몸무게는 0.7~1.6 kg이다. 수컷과 암컷의 생김새가 크게 차이나며, 번식기가 될수록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수컷은 금속질 광택의 녹색 머리에 하얀 목테를 가지고 있다. 가슴은 짙은 갈색이며, 위꼬리덮깃의 검은색 깃은 위로 말려 있다. 부리는 노란색이며 검은 점이 나있다. 한편 암컷은 전체적으로 갈색에 흑갈색 줄무늬가 흩어져 있다.부리는 오렌지색에 검은색 줄무늬가 나있다. 암수 모두 날개 안쪽은 금속질 광택에 짙푸른 색이다. 어릴 때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나있으며, 성장하면서 점점 갈색으로 변한다. 집오리와 교잡한 경우 몸집이 더 커지고 줄무늬가 더 불규칙하다.

특이하게도 발바닥에도 동맥과 정맥이 지나고 있어 추운 겨울철에도 발바닥을 따뜻하게 해 꽁꽁 얼어붙은 빙판 위에서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청둥오리는 철새의 전형이다. 여름철에는 시베리아나 캐나다 지역으로 이동해 번식하며, 겨울철에는 한반도, 유럽, 미국 지역으로 이동해 월동한다. 낮에는 만이나 호수, 해안가, 제방 등에서 먹이를 찾거나 햇빛을 쬐며, 밤에는 논이나 습지로 이동해 잠을 자거나 곡식을 먹는다. 식생은 잡식성으로 무척추동물이나 곡식을 먹는다. 하늘에서는 V자 모양으로 대형을 이루어서 난다. 이는 비행할 때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대형으로 알려져 있다.

땅 위에 둥지를 만든 후 하얀색 알을 8~13개 낳는다. 포란과 양육은 암컷이 전담하며 포란은 30일, 양육은 30~60일 정도가 걸린다. 이 기간동안 수컷은 암컷을 떠나 다른 수컷과 무리를 이룬다. 그러나 간혹 수컷 중 일부가 자신의 암컷을 두고 다른 암컷과 교미를 하기도 한다. 다른 조류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청둥오리는 특이하게도 수컷이 그 암컷의 동의를 받지도 않고 강제로 교미를 하려 한다는 점이다.

미토콘트리아 유전자 분석 결과 시베리아 지방에서 유래했다는 청둥오리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흔한 오리가 되었다. 청둥오리는 전세계적으로 20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영역에서 약 1900만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그 수는 현재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청둥오리가 현지의 오리와 잡종을 낳아 유전자풀을 어그러뜨리거나 되레 현지 오리 종을 멸종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둥오리는 수생 조류 63종과 교잡종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노랑부리오리(Yellow-billed Duck, Anas undulata)와 교잡하여 2세를 낳을 수 있는 잡종을 탄생시켰다. 뉴질랜드에서는 청둥오리가 외래하여 현지 고유의 오리 종과 서식지 다툼을 하고 있으나, 도시화 과정에서 청둥오리가 그 세를 불리고 있다. 반대로 연해주에서는 흰뺨검둥오리가 중국에서 유입되어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한편, 태평양의 마리아나 제도와 하와이에서도 아프리카와 비슷하게 잡종이 태어났지만 마리아나 제도의 마리아나청둥오리(Mariana Mallard, Anas oustaleti)는 서식지 파괴 등으로 멸종했으며 하와이 제도에서는 레이산오리(Laysan Duck, Anas laysanensis) 한 종만 살아남았다.

청둥오리는 집오리의 원종으로 집오리와 교배하면 2세를 나을 수 있다. 실제로 청둥오리를 포획한 후 양식하거나 집오리와 교배하는 경우도 많으며, 중국에서는 알과 고기를 얻기 위해 사육되고 있다.조리법은 일반적인 오리와 동일하다.

사육 난이도는 쉬우나 수컷이 암컷보다 더 공격적이다. 번식기에 주인이 암컷에만 신경을 쓰고 수컷을 소홀히 한다면 수컷이 암컷을 죽일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