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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 개요[편집]

한때, 태고의 안개가 대지를 감싸고, 밤하늘이 검은 망토처럼 펼쳐진 시절이 있었다. 하늘과 땅은 하나였고, 어둠 속에서 태고의 신들만이 존재하였다. 그러나 어둠은 영원할 수 없었다. 어느 날, 거대한 힘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으니, 그것은 운명이 정한 분열의 시간이었고, 곧 우주를 가르는 거대한 변혁이 일어났다.

타네 마후타, 숲과 생명의 주인이자 창조의 힘을 지닌 신이, 그 형제들과 함께 부모를 갈라놓을 계략을 세웠다. 랑기누이, 거대한 하늘의 아버지, 그의 몸은 대지를 영원히 품으려 했으며, 파파투아누쿠, 대지의 어머니, 그녀는 그 품에서 온 세상을 길러내고 있었다. 그러나 신들은 영원한 어둠 속에서 숨 쉬는 것이 아니라, 빛을 바라며 새 시대를 열어야 했다.

타네 마후타는 거대한 힘을 모아 하늘을 들어 올렸으니, 그가 뻗은 팔이 나무가 되었고, 그의 뿌리가 대지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과 땅은 분리되었고, 최초의 빛이 흘러 들어와 어둠을 걷어내었다. 그러나 하늘과 땅의 이별을 슬퍼하며, 랑기누이는 끝없는 비를 흘렸고, 파파투아누쿠는 안개와 이슬을 만들어 그의 눈물을 위로하였다. 그리하여 세상은 새롭게 태어났으나, 운명은 쉬이 평화를 허락하지 않았다.

형제 중에서도 오직 타우히리마테아, 광풍과 번개의 신이 이 일에 분노하였으니, 그는 하늘과 땅이 찢어진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의 분노를 모아 거대한 폭풍을 일으켰고, 바다는 격랑에 휩싸이며, 숲은 뿌리째 뽑혔으며, 산들은 흔들렸다. 그러나 다른 신들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투마타우엥가, 전쟁의 신은 창을 들어 형제들과 맞서 싸울 것을 결의하였고, 탕가로아, 바다의 신은 깊은 바다를 요동치게 하여 파도를 일으켰으며, 롱고마타네, 농경의 신은 평화 속에서도 생명을 지켜낼 것을 다짐하였다. 신들은 서로 충돌하며,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들의 영역을 다져갔다.

이와 같은 시대가 지나고, 신들의 시대에서 인간의 시대가 열렸다. 신들의 피를 이어받은 이들이 바다를 가르며 태초의 땅을 떠났다. 그들은 하와이키, 신들의 고향을 등지고, 광활한 바다를 건너 아오테아로아를 향해 나아갔다. 그들의 카누는 거친 파도를 넘어 별의 인도를 받으며 전설 속의 새로운 땅으로 향했다.

그들은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 그들의 가슴 속에는 신들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으며, 그들의 혈관에는 조상의 힘이 흐르고 있었다. 마오리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신들의 후손이었으며, 대지와 바다와 하늘이 그들을 위해 열려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을 잊지 않았으며, 이야기와 노래로 기억을 새기고, 부족의 이름과 조상의 족보를 잊지 않았다. 그들에게 와카파파(계보)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었다. 그것은 세계의 질서요, 신과 인간이 연결되는 다리였다.

그리고 그들의 대지에는 신들의 자취가 남아 있었다. 거대한 숲의 깊은 곳에는 타네 마후타의 숨결이 머물러 있었으며, 바다의 깊은 곳에서는 탕가로아의 자손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바람이 거세게 불 때면, 사람들은 타우히리마테아가 여전히 분노하고 있음을 알았고, 전쟁의 함성이 울려 퍼질 때면 투마타우엥가의 뜻이 살아 있음을 깨달았다.

마오리는 이 모든 것을 기억했다. 그리고 그들의 기억이 곧 신화가 되었고, 신화는 다시 그들의 운명이 되었다. 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도, 마오리의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새벽녘 바다 위에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매일 새롭게 떠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