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

하와이 신화에서 쿠는 네 명의 주요 신 가운데 하나로, 다른 신으로는 카날로아, 카네, 로노가 있다. 쿠는 전쟁과 힘을 상징하는 신으로, 깃털로 장식된 신상(아쿠아 훌루 마누) 중 일부가 그를 나타낸다고 여겨진다. 그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그중 하나가 "땅을 빼앗는 자"라는 뜻의 쿠카일리모쿠이다. 쿠를 숭배하는 의식에는 인간 제사가 포함되었으며, 이는 다른 신들의 숭배 방식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하와이 신화에서 쿠는 가장 강력한 신 중 하나로, 다양한 모습과 역할로 불려지는 신성한 존재이다. 쿠는 단일한 형상이 아니라, 각각의 자연 환경이나 인간 활동에 따라 다른 이름과 성격으로 나타나는 복합적인 신으로 이해된다. 이는 하와이 전통 신앙의 특징으로, 신이 고정된 모습이 아닌 특정 상황과 장소에서 각기 다른 힘으로 현현된다는 개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쿠는 특히 전쟁, 농경, 어업, 산림, 마법 등 여러 영역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그 각각은 특정한 기능과 의미를 지닌다.

이처럼 쿠는 단일한 성격의 신이 아니라, 하와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다양한 활동과 자연 현상 속에 스며든 복합적인 존재이며, 각각의 이름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설명하는 상징으로 기능한다.

하와이 신화에서 쿠는 아쿠아라 불리는 신적 존재들 가운데 하나로, 전쟁과 정치, 농경과 어업 등 인간 삶의 핵심 영역을 관장하는 강력한 신이다. 또한 그는 마우이 신화 전반에 걸쳐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신성한 권위와 실천적 힘을 동시에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진다. 쿠는 물리적 힘과 결단력을 대표하는 남성적 에너지의 구현이며, 공동체의 질서와 생존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신으로 간주된다.

하와이 신화에서 쿠는 여신 히나의 배우자로 전해지며, 이 둘의 관계는 상보적 이원성의 개념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와이어에서 "쿠"는 서다, 일어나다는 뜻을 지니며, 반대로 "히나"는 넘어지다, 쓰러지다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의미의 대비는 쿠와 히나가 서로를 보완하는 우주적 짝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주로 하와이어 어휘에 기반한 현대적 해석이며, 폴리네시아 전역의 언어 전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 지역의 신화에서 히나는 쓰러짐을 뜻하는 ‘힝아’와는 어원이 다르며, 달과 연결되는 상징으로 등장한다. 또한 하와이에서 ‘히나’는 달을 뜻하는 ‘마히나’와 유사하게 은빛 또는 회백색을 의미하는 어휘로 여겨지며, 이는 달의 빛과 색을 상징하는 개념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히나는 단순히 쓰러짐을 상징하는 존재가 아니라, 달과 그 빛에서 비롯된 상징적 이미지와 관련이 깊은 여신으로 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쿠와 히나의 관계는 단순한 반의어적 대비보다는, 우주적 균형과 상호보완을 이루는 두 힘의 결합으로 이해되는 것이 더 타당하다.

하와이 신화에서 쿠는 다른 원초적 신들과 함께 세상의 창조 과정에 관여한 존재로 나타난다. 쿠와 함께 등장하는 주요 신으로는 카네와로노가 있으며, 이들은 빛과 생명의 힘을 지닌 원초적 존재들로 묘사된다. 전승에 따르면 쿠, 카네, 로노는 어둠 속에서 빛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를 통해 세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시간의 시작 이전부터 존재했던 원초적 신으로, 세상에 빛과 질서를 불어넣은 존재로 여겨진다.

특히 쿠는 전쟁의 신으로서의 강력한 위상을 지녔으며, 하와이 왕국의 통치자들이 정복 전쟁이나 영토 확장을 앞두고 제사를 바쳤던 대상이기도 하다. 전사들이나 지배자 계층은 쿠에게 힘과 지배력을 부여받는다고 믿었고, 그의 이름은 국가적 의례와 군사적 승리를 상징하는 신성한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처럼 쿠는 하와이 신화에서 단순한 전쟁신을 넘어, 인간의 생존과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는 신이며, 하와이 세계관 속에서 생명, 빛, 균형을 다스리는 원초적 힘으로 기능한다.

하와이 제도를 통일하고 하와이 왕국을 세운 통치자 카메하메하 1세는 자신의 수호신으로 쿠카일리모쿠를 섬겼다. 쿠카일리모쿠는 하와이 신화에서 전쟁과 권력을 상징하는 신 쿠의 특정한 형태로, 왕권을 수호하고 정복을 정당화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카메하메하 1세는 이러한 쿠카일리모쿠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여러 중요한 장소에 이 신의 조각상을 세웠다.

그는 코나 지역의 홀루알로아 만에 위치한 왕궁 복합지구와 자신의 거처였던 카마카호누에 쿠카일리모쿠의 조각상을 세웠다. 이들 조각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신성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제사의 중심이 되었으며, 카메하메하가 자신의 정복 활동에 신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세운 상징물이었다.

특히 하와이 제도에서 제작된 세 점의 대형 쿠 조각상은 19세기 초까지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흩어져 세계 여러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2010년 호놀룰루의 비숍 박물관에서는 이들 세 조각상이 약 이백 년 만에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전시가 이루어졌다. 이는 하와이 문화재 복원의 상징적 사건으로, 잃어버렸던 역사와 정체성을 다시 되찾는 계기가 되었다.

이 조각상들은 원래 카메하메하 1세가 18세기 말 혹은 19세기 초에 하와이 제도의 사원 가운데 한 곳에 바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각기 다른 경로를 통해 호놀룰루의 비숍 박물관, 매사추세츠의 피버디 에섹스 박물관,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었다. 이들은 현재까지 존재가 확인된 매우 희귀한 쿠 신상의 유일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비숍 박물관에 소장된 깃털로 장식된 신상의 경우, 카메하메하 1세가 직접 소유하며 섬겼던 쿠의 형상일 가능성이 제기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깃털 신상이 쿠를 나타내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이는 하와이 전통 종교의 복잡성과 다양한 신화적 해석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 조각상은 단지 종교적 상징물로서만이 아니라, 하와이의 정치적 통합과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한 역사적 유산으로도 중요하다. 쿠카일리모쿠 조각상은 카메하메하 1세의 권력과 신앙, 그리고 하와이 제도의 정신적 기둥이 되었던 전통 신앙의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