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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명칭3. 지질4. 탐험의 역사

1. 개요[편집]

파일:Japan_Trench_Map.jpg
마리아나 해구의 위치(Mariana Trench)
마리아나 해구는 태평양 서부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구로, 길이는 약 2,550 km에 이르며 평균 폭은 약 69 km이다. 이 해구는 태평양판필리핀 해판의 수렴형 판 경계에서 형성된 해양 해구로, 태평양판이 필리핀 해판 아래로 섭입하면서 생성되었다.

마리아나 해구의 가장 깊은 지점은 챌린저 해연으로, 수심 약 10,994 m로 측정되었으며 이는 지구 표면에서 가장 낮은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 해구는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독특한 생물 종이 발견되는 곳으로, 극한 생물 연구와 심해 환경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질학적으로 마리아나 해구는 활발한 판 구조 운동이 일어나는 지역이며, 섭입대에서 발생하는 지진화산활동의 중심지 중 하나다. 또한, 이 해구의 연구는 맨틀의 물질 순환과 해양 지각의 섭입 과정, 지구의 내부 동력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2. 명칭[편집]

마리아나 해구라는 이름은 그 서쪽에 위치한 마리아나 제도에서 유래하였다. 마리아나 제도는 스페인의 통치 아래 있었던 시기에 당시 왕비였던 마리아나(오스트리아 출신)를 기려 "라스 마리아나스"라는 이름이 부여되었다. 이 군도는 [[태평양]의 서부에 자리 잡고 있으며, 화산 활동과 지각 변동에 의해 형성된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리아나 제도는 태평양판필리핀 해판이 만나 형성된 섭입대 위에 놓여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해구와 더불어 섬호가 형성되었다. 섬호는 윗판을 이루는 마리아나 판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이 판 역시 마리아나 제도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이러한 명칭들은 모두 지질학적 형성과 역사적 배경을 반영하고 있으며, 유럽의 해양 탐험과 지리적 명명 관습의 영향을 받았다.

3. 지질[편집]

파일:Cross_section_of_mariana_trench.svg.png
마리아나 해구의 단면도
마리아나 해구는 태평양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이즈-보닌-마리아나 섭입계의 일부로, 태평양판마리아나판이 만나는 경계를 이룬다. 이 구조에서는 태평양판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더 작은 마리아나판 아래로 섭입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깊은 해구와 다양한 지질학적 구조가 형성된다. 마리아나 해구는 이러한 판의 충돌과 섭입 활동으로 인해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양 지형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태평양판의 서쪽 끝부분은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해양 지각 중 하나로, 최대 약 1억 7천만 년의 연대를 가진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해양 지각은 상대적으로 차갑고 밀도가 높아진다. 이에 반해 마리아나판은 상대적으로 젊고 밀도가 낮아, 두 판 사이의 높이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이로 인해 태평양 판이 마리아나 판 아래로 내려가면서 극심한 단층 운동이 발생하고, 해구의 깊이가 더욱 극대화된다.

이러한 섭입 작용은 단순히 마리아나 해구를 형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마리아나 제도의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평양판이 마리아나 판 아래로 가라앉을 때, 판 내부에 포함된 물이 방출된다. 이 물은 상부 맨틀로 유입되어 맨틀 물질의 부분 용융을 유도하며, 이 과정에서 생성된 마그마가 상승하여 화산 활동을 일으킨다. 이 화산 활동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해저에 화산섬들이 형성되고, 이들이 모여 마리아나 제도를 이루게 된다.

또한, 마리아나 해구는 지속적인 섭입 활동으로 인해 지진과 해일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섭입대에서 판이 밀려들어가며 거대한 압력이 축적되었다가 갑작스럽게 방출되면서 강력한 지진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지질학적 활동은 해구와 주변 지역의 지형 변화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해양 깊은 곳에서 진행되는 지각 운동이 지표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4. 탐험의 역사[편집]

마리아나 해구의 깊이를 최초로 측정한 것은 1875년 영국 왕립 해군의 챌린저 탐험대였다. 이들은 당시 기술로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인 무게를 단 밧줄을 사용해 해저까지의 깊이를 측정하였다. 탐사 결과 4,475 패덤, 8,184 m의 깊이가 기록되었으며, 이는 당시까지 알려진 가장 깊은 해저 지형 중 하나였다. 이후 1877년 독일 지리학자가 대양의 깊이 지도를 제작하면서 챌린저 탐험대가 측정한 지점을 챌린저 심해로 명명하였다.

1899년 미국 해군은 석탄 수송선을 개조한 함선을 이용하여 마리아나 해구를 다시 탐사하였다. 이 함선은 당시 보다 정밀한 측심 장비를 사용하여 기존보다 더 깊은 5,269 패덤, 9,636 m의 기록을 측정하며 마리아나 해구가 예상보다 훨씬 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51년 챌린저 II 탐사선이 새로운 음향 측심 장비를 이용해 마리아나 해구를 다시 조사하였다. 음향 측심 기술은 기존의 밧줄 측정 방식보다 훨씬 정밀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저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분석하여 깊이를 계산하는 방식이었다. 이 조사에서 챌린저 심해의 깊이는 5,960 패덤, 10,900 m로 측정되었으며, 위도 11도 19분 북쪽, 경도 142도 15분 동쪽 지점이 해구에서 가장 깊은 부분으로 확인되었다.

1957년 소련 탐사선은 마리아나 해구 내의 한 지점에서 6,033 패덤, 11,034 m의 깊이를 기록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해당 지역은 이후 마리아나 함몰부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여러 연구에서 이 기록이 다소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며, 보다 정밀한 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1962년 미국 해양연구선은 정밀한 깊이 측정 장비를 이용하여 5,968 패덤, 10,915 m의 깊이를 기록하였다.

1984년 일본 조사선이 다중 빔 음향 탐지 기술을 이용하여 마리아나 해구를 상세하게 매핑하였다. 조사 결과 최대 깊이는 5,971 패덤, 10,924 m로 보고되었으며, 측정 오차를 고려하여 10,920 ± 10 m로 발표되었다.

1995년 3월 24일 일본의 무인 잠수정이 마리아나 해구 최심부에 도달하여 5,966 패덤, 10,911 m까지 잠수하였다. 이는 당시 가장 깊은 심해 탐사 기록이었으며, 무인 탐사정이 인간이 직접 도달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하와이 연구진은 괌 주변 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챌린저 심해와 유사한 깊이의 새로운 지점을 발견하였다. 이 지점은 연구팀의 명칭을 따 HMRG 심해로 명명되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이곳이 챌린저 심해보다 더 깊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2009년 6월 1일 미국 해군 연구선이 고해상도 음향 측심 시스템을 사용하여 챌린저 심해를 정밀하게 매핑하였다. 측정 결과 5,999 패덤, 10,971 m의 깊이가 기록되었으며, 측정 오차는 ±22 m 이내로 보고되었다.

2011년 미국 해군의 수로 측량선이 다중 빔 음향 측심기를 활용하여 마리아나 해구 전역을 100 m 해상도로 지도화하였다. 연구 결과 해구 내부에 과거 해산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네 개의 암석 노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2년 미국 연구진은 해구에서 지진 탐사를 수행하였다. 연구진은 해저 지진계와 수중 청음기를 이용하여 해저 아래 97,000 m 깊이까지의 지층 구조를 분석하였으며, 이 연구는 지구 내부에서 진행되는 지하수 순환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2022년까지 총 22회의 유인 탐사와 7회의 무인 탐사가 이루어졌다.

1960년 미국 해군 소속 탐사정이 챌린저 해연에 도달하였으며, 두 명의 탐험가가 탑승하였다. 초기 측정값은 6,300 패덤, 11,521 m였으나, 이후 5,969 패덤, 10,916 m로 정정되었다.

2012년 한 탐험가는 직접 개발한 심해 탐사정을 타고 5,965 패덤, 10,908 m까지 잠수하였다. 2019년에 한 탐험가는 새로운 탐사정을 이용하여 5,976 패덤, 10,928 m까지 하강하며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였다.

2020년 러시아 무인 탐사정이 완전한 자율 작동으로 5,483 패덤, 10,028 m까지 탐사하였다. 2020년 중국 심해 탐사정이 5,965 패덤, 10,909 m까지 잠수하였다.

마리아나 해구 탐사는 과거 단순한 깊이 측정에서 출발하여, 해저 환경 분석, 심해 생물 연구, 지질 탐사, 수중 지진 연구 등으로 확장되었다. 앞으로도 더욱 정밀한 연구와 기술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