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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호라이즌 해연3. 지질
3.1. 통가-케르마덱 호 구조계

1. 개요[편집]

파일:Kermadec_Arc.jpg
통가 해구(Tonga Trench)

통가 해구는 남서태평양에 위치한 해구로, 남반구에서 가장 깊은 해구이며 전 세계에서는 마리아나 해구 다음으로 두 번째로 깊다. 이 해구는 태평양판이 서쪽으로 섭입되며 형성된 구조로, 인접한 오스트레일리아판 아래로 빠르게 미끄러져 들어가는 지점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판 운동 속도가 이곳에서 관측되고 있으며, 이러한 활발한 섭입 활동은 강한 지진 발생과 지각 변형, 화산호 형성과 같은 다양한 지질현상을 수반한다.

해구는 북쪽의 케르마덱 해구와 연결되어 하나의 연속된 섭입대를 구성하며, 동쪽에는 태평양판, 서쪽에는 오스트레일리아판이 위치한다. 섭입대의 경사면을 따라 해저 지각이 지속적으로 가라앉고 있으며, 그 결과로 심해 해구, 전단대, 융기구조, 퇴적분지 등이 발달해 있다. 특히, 통가 해구에서는 섭입 속도가 연간 24cm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지각의 열 순환과 물질 교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 호라이즌 해연[편집]

호라이즌 해연은 남반구에서 가장 깊은 해저 지형이며, 태평양판이 통가 해구를 따라 케르마덱판 아래로 섭입되는 접촉대의 최심부에 위치한다. 이 해연은 남위 23.25833도, 서경 174.726667도에 자리잡고 있으며, 현재까지 측정된 최대 수심은 약 10,800m로, 이는 지구 표면에서 두 번째로 깊은 해양 구조에 해당한다.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챌린저 해연과 비교될 정도로 극한적인 수심을 지닌 이곳은, 대기권의 평균 고도보다 더 낮은 심도로 인해 지표에서 가장 높은 수압이 작용하는 영역 중 하나로 분류된다.

이 지점의 깊이는 2019년 6월 10일, 유인 심해 잠수정 리미팅 팩터를 활용한 직접 수압 측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탐사는 오대양의 최심부를 모두 탐험하는 국제 심해 프로젝트인 '파이브 딥스 원정'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 호라이즌 해연은 세계 심해 탐사의 주요 지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해연의 명칭은 1952년 12월, 이 지역을 처음 기록한 연구선 호라이즌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선박은 미국 스크립스 해양학 연구소 소속으로 태평양의 심해 지형을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지질학적으로 호라이즌 해연은 고심도 섭입대의 최종 변형대에 해당한다. 이 구간은 해양지각이 수직 방향의 극심한 전단력과 압축력을 받으며, 지각 단층 구조와 변형된 퇴적물 지층이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급경사의 단층면을 따라 단단한 해양지각이 케르마덱 판 아래로 밀려 들어가는 구조는 일반적인 해구보다 훨씬 더 강한 압축 환경을 형성한다. 특히 이 해연은 그 구조적 기울기가 매우 가파르며, 퇴적물의 축적보다는 침강과 변형이 주요한 과정을 이루고 있다.

이 해연이 형성된 판 경계는 활발한 섭입 활동이 지속되는 활단층으로, 지진 발생률이 높으며 해저 지각의 미세 변위가 빈번하게 감지된다. 섭입 속도는 대략 연간 24cm에 달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섭입 속도에 속한다. 이처럼 빠른 섭입 속도는 해양지각이 조기에 심해로 가라앉아 열 흐름과 지각 물질의 순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단층의 형성과 해저 변형 구조의 다양성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생물학적으로 호라이즌 해연은 매우 특이한 심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이곳의 바닥 퇴적물에서는 둥근벌레를 비롯한 저서생물이 고밀도로 분포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2016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라이즌 해연 바닥의 생물 개체 수는 인근 6,250m 수심의 경사면과 비교하여 약 여섯 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물량은 그보다 훨씬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극한 환경 하에서도 생물 군집이 자원을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제한된 종들이 우세 군집을 형성함으로써 고밀도의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종다양성은 해연의 경사면이 바닥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관찰되었다. 이는 해연 바닥에서는 극소수의 내성 종이 생존하는 반면, 경사면은 보다 다양한 환경 조건이 공존함으로써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극심한 수압과 낮은 온도, 제한된 에너지 공급 조건이 종선택에 강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간주된다.

호라이즌 해연에 대한 고해상도 지형 조사는 DSSV 프레셔 드롭이라는 심해 탐사 지원 선박을 통해 수행되었다. 이 선박에는 Kongsberg사의 SIMRAD EM124 다중음향측심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정밀한 해저 지형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해당 자료는 국제 해저지도 제작 프로젝트인 GEBCO 해저지도 2030 이니셔티브에 기증되었으며, 이를 통해 호라이즌 해연은 전 지구적 심해 지형 정보의 정밀도 향상에 기여하게 되었다.

호라이즌 해연은 단순히 지구에서 가장 깊은 장소 중 하나라는 점 외에도, 판구조 경계의 극단적인 변형 양상, 심해 생태계의 적응 메커니즘, 해양지각의 열역학적 거동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지점이다.

3. 지질[편집]

3.1. 통가-케르마덱 호 구조계[편집]

통가 해구와 라우 후열 분지 사이에 위치한 통가-케르마덱 융기대는 지질학적으로 독립적인 판 운동을 보이는 영역으로, 오스트레일리아판이나 태평양판에 직접적으로 속하지 않는다. 이 융기대는 다시 통가판, 케르마덱판, 니우아포우판 등 여러 개의 소규모 판으로 구성되며, 특히 통가판은 통가 해구를 직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이러한 독립적 판 운동은 일반적인 대륙판 경계와는 다른 독특한 지각 구조와 동역학적 특성을 만들어낸다.

통가-케르마덱 호-해구 구조는 전형적인 섭입대임에도 불구하고, 퇴적물을 축적하지 않는 비축적성 수렴 경계로 분류된다. 이 구조계는 확장 우세형 수렴 경계로, 해구에서 태평양 판이 서쪽 방향으로 활발하게 섭입되고 있으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판 운동 중 하나로 간주된다. 전통적인 수렴 속도는 연간 15cm 수준으로 평가되었으나, 북부 해구에서의 위성측지 측정 결과는 최대 24cm에 이르는 매우 빠른 섭입 속도를 보여준다. 이 같은 속도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판 경계 이동 중 하나이며, 이로 인해 통가-케르마덱 호 구조계는 맨틀 내 지진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점으로 여겨진다.

이 섭입 속도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갈수록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북부 통가 해구에서는 연간 24cm의 섭입 속도를 보이나, 남부 케르마덱 해구로 내려갈수록 그 속도는 약 6cm로 감소하며, 동시에 수렴 경향은 점차 사선으로 변한다. 이러한 변화는 판 경계의 기하구조뿐 아니라 해구 전면의 후열분 확장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북부 통가 해구에서 섭입 속도가 빠른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라우 분지에서의 지각 확장 속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라우-콜빌 융기대에서의 지각 확장은 약 600만 년 전 신제3기 중기(미오세)에 시작되었으며, 이는 라우 분지와 하브레 해구의 개방을 유도하였다. 이 확장은 이후 남쪽으로 점차 전파되었으며, 현재는 통가 해구 전면에서 해양 지각이 생성되는 중심적인 확장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이로 인해 통가-케르마덱 해구 구조계에서는 해구 전면에서 새로운 해양지각이 생성되는 동시에, 해구 뒤편에서는 오래된 지각이 섭입되는 이중적인 작용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일반적인 해구와는 달리, 섭입대와 확장대가 매우 인접한 형태로 공존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판 물질 순환 경로가 형성되었다. 또한 이 지역의 판 경계는 대규모 단층과 수직 및 사선 전단력이 혼재된 복잡한 변형 구조를 가지며, 깊은 해구와 활화산대가 함께 형성되어 판구조론의 정형적인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통가-케르마덱 호 구조계는 또한 지각 내에서 발생하는 초심부 지진, 수렴과 확장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복합적 마그마 활동, 그리고 열류량의 이상 분포 등 지구 내부 동력학을 연구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관측지로 여겨진다. 특히 이 지역은 지각의 생성과 소멸이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지구 전체적인 판 순환 시스템과 맨틀의 대류 작용을 규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