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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에키벤.jpg
츠루가역의 에키벤
언어별 명칭
일본어
駅弁 (えきべん)
한국어
역 도시락
1. 개요2. 특징3. 판매 방식4. 사건 사고5. 대중 매체6. 기타7.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에키벤은 역에서 파는 도시락의 줄임말로, 일본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을 말한다.

기차역이나 열차 안에서 먹을 걸 파는 것은 전 세계 어디나 비슷하지만, 일본은 어디서나 흔히 파는 마쿠노우치벤또 같은 것뿐 아니라, 어느 곳을 가도 그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만드는 한정판 도시락이 있으며 이것을 보통 '에키벤'이라 한다. 종류도 무진장 많아서 2010년 기준으로 판매 중인 에키벤은 700종이 넘는다. 이 에키벤을 먹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열차로 누비고 다니는 철도 동호인인 에키벤덕, 에키벤 전문가로 통하는 저널리스트도 존재한다.

일본의 한 케이블 여행 채널에서는 이 에키벤을 먹으며 일본을 누비는 여행 프로그램 'EKIBEN'이 방영되기도 했다. 출연자는 20년 넘게 에키벤을 5,000가지 이상 먹은 에키벤의 여왕 음식/여행 저널리스트 코바야시 시노부(小林しのぶ)[1]철도 동호인 예능인 산유테이 라쿠마로(三遊亭楽麻呂)[2]이다. 에키벤 덕후와 철덕의 환상적인 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케이블 일본 문화 채널인 채널 J가 'EKIBEN 일본 기차 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수입, 방영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철도역에서도 일본의 영향으로 에키벤을 팔았던 적이 있다. # # # #

2. 특징[편집]

기본적으로 열차 안에서 먹는 걸 전제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차림새가 그다지 호화롭지는 않지만, 여행관광과 연계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생산되는 지역의 특산품을 철저하게 이용하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자면 쇠고기가 특산물인 요네자와 쪽의 에키벤규동인 식. 개중에는 가이세키 수준으로 화려하게 차려 놓은 것도 있고, 아예 주객전도로 도시락 한번 먹으려면 며칠 전에 예약을 넣어야 하는 것도 있다. 이런 건 가격도 엄청나서 도시락 하나에 수천 엔은 보통이고, 일본 최고가 에키벤인 토치기현 도부닛코역日光埋蔵金弁当은 도시락 한 번 먹는데 가격이 23만 7천 엔이다.[3] 물론 그릇이 비싸서 그런 것으로 그릇을 사면 식사가 덤인 격이다. 그래도 과한 수준인 것은 여전하다. 이와 반대로 제일 싼 에키벤은 JR의 시나가와역에서 파는 300엔짜리 유부초밥이다.

물론 위와 같은 것은 극단적인 경우고, 유명한 에키벤은 가격도 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보통 700~1500엔 사이로 예산을 잡으면 기본에 충실하고 맛도 좋은 에키벤을 먹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전국 에키벤 선발대회에서 수십 년간 1등을 놓치지 않는 홋카이도 모리역의 이카메시(イカ飯)[4]는 760엔이다. 그리고 2016년 폐지된 카시오페이아 침대열차 표를 예매할 때 같이 신청할 수 있었던 호화로운 3단 도시락 '카시오페이아 스페셜 벤토'가 고작 3500엔(!)이었다.

일본의 편의점 도시락과 비교하면 화학 첨가물, 보존제가 훨씬 적게 들어가거나 아예 안 들어간다는 것도 나름의 장점이다. 왜냐하면 에키벤을 실험설비가 있는 자신의 직장 혹은 연구실로 들고 가서 방부제나 착색제 여부를 분석해 인터넷에 올리는 무지막지한 철도 동호인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의 한정판매 도시락은 '하루 nn개 한정이라면서 방부제를 넣다니 이건 의심해봐야 한다.'는 식으로 폭풍처럼 까댄다.

쵸시 전기철도는 에키벤을 사는 것이 회사 재정에 큰 도움이 된다. 이 회사는 여객 운송량이 신통치 않아서 사실상 식품 매출로 철도를 운영하기 때문.

에키벤이 일본 여행의 명물로 유명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지역 특산물을 사용해 관광객을 상대로 프리미엄을 붙여서 파는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거품이라는 평가도 많다. 에키벤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온 건 사실이나, 비슷한 가격대로 사 먹을 수 있는 다른 식사에 비해 질이 현저히 좋지도 않거니와 그렇다고 값이 싸지도 않다. 즉석에서 먹을 것을 상정하고 만든 다른 도시락에 비해 보존성이 우선시되고, 유난히 지역한정에 매달리는 특성 때문에 오히려 동류 중에선 가성비가 매우 안 좋다. 비유하자면 뭔가 아주 맛있지는 않은데 그래도 먹을 만한 이코노미 클래스 기내식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라 보면 된다.[5] 기본적으로 식은 채로 먹기 때문에 따뜻한 반찬을 선호하는 사람은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에키벤은 식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맛이 강한 음식 위주로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3. 판매 방식[편집]

보통 역 구내에 있는 가게[6]에서 판매하지만, 일부 에키벤의 경우에는 차내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특급열차의 경우에는 유명한 에키벤을 판매하는 역을 지나기 전에 판매승무원이 예약을 받아서 해당 역에서 구매해주기도 한다. 위 링크에 있는 요네자와의 규니쿠도만나카(牛肉どまん中)는 야마가타 신칸센 츠바사 열차 내에서 사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관광 목적으로 운행하는 열차는 그 열차에서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한정판 에키벤이 있는 경우가 많다. 관광열차가 많은 JR 큐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에키벤 제조/유통 대부분은 '일본철도구내영업중앙회'라는 조합에 소속된 업체가 맡아서 하는데, 1년에 1번씩 에키벤 선발대회 같은 것도 한다. 이런 걸 할 때는 전국 각지의 에키벤을 한 자리에 모아서 판매하기도 하니까, 이것저것 먹어보고는 싶은데 여기저기 돌아다닐 엄두가 안 난다면 이런 거 할 시즌에 맞춰서 도쿄역에 가 보자. 현재는 여러 철도 회사에서 에키벤 사전예약 시스템도 운영중이다.

4. 사건 사고[편집]

  • 2023년 9월 에키벤을 먹은 승객들 300여명이 집단 식중독에 걸렸다. 문제가 된 도시락은 11종이며 피해자는 26개 지역 300여명에 이른다.#

5. 대중 매체[편집]

  • 에키벤 - 에키벤을 주제로 한 만화.

6. 기타[편집]

  • 일본 학원가엔 '에키벤 대학'이라는 용어가 있다. 일반적으로는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에 설치된 대학을 제외한 모든 국공립대학을 칭하며, 이름이 붙은 대학을 전부 에키벤 대학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존재한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하나당 하나의 국립대학을 마련할 계획으로 연합국군 최고사령관 총사령부(GHQ) 주도에 의해 진행되어 이에 따라 설치된 국공립 대학을 가리킨다.「에키벤 대학」의 명칭은 전후 당시 대학 근처에 위치한 기차역마다 에키벤을 판매하였는데 이를 착안하여 만들어진 단어로 에키벤(기차역에서 파는 도시락)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한다. [7]

7. 관련 문서[편집]

[1] 2016년 9월 1일자 능력자들에서 '기차 도시락 능력자'로 나오기도 했다.[2] 본명은 아오키 마사유키(青木雅之)로 1963년생. '산유테이 라쿠마로'란 이름은 라쿠고가가 되어 받은 예명이다.[3] 원래는 15만 엔이었는데 여러 번 가격이 인상되었다. 15만 엔 → 18만 엔 → 21만 6천 엔 → 23만 7천 엔.[4] 오징어 속에 간을 한 찹쌀 등의 곡물을 넣고 쪄낸 것으로, 한국의 오징어순대와 비슷한 음식이다. 도시락 하나당 자그마한 오징어 몸통이 통째로 2~3개 들어간다.[5] 다만 기내식은 높은 고도에서 운항하는 비행기 안에서 먹느라 혀가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맛이 없게 느껴지는 것이다.[6] 역내 상점가에서 파는 경우도 있고, 매표소 근처에서 에키벤만 파는 곳이 따로 있기도 하다.[7] 평론가 오야 소이치(大宅壯一)가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