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판

필리핀판은 동남아시아의 지질 구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동성 지각 단위로,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해판 사이의 복잡한 경계 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이 판은 필리핀 대부분의 지역을 포함하며, 다양한 지각 단편들과 변형 구조들이 뒤얽혀 있는 활동적인 지질 구조대를 형성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필리핀 이동대’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특정 문맥에서는 ‘필리핀 미소판’ 혹은 ‘타이완-루손-민도로 지대’로도 언급된다.

이 판 내에는 여러 개의 지각 단위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인접한 주요 판에서 분리되어 나온 단편들이며, 현재 심각한 변형 과정을 겪고 있다. 이러한 단편들은 판의 경계부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역 전반에 걸쳐 활발한 지진과 화산활동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필리핀판은 동남아시아의 복잡한 지질 구조 속에서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해판 사이에 자리한 역동적인 지각 단위로, 필리핀 제도의 형성과 활발한 지질 활동의 배경이 된다. 이 판은 동쪽으로 필리핀해판, 남쪽으로 몰루카 해 충돌대, 남서쪽으로 순다판, 서쪽과 북서쪽으로는 남중국해 분지와 접하고 있으며, 북단은 타이완 동부 지역에서 종료된다. 이 북단에서는 루손 화산호의 북루손 해구가 중국 남부의 대륙지각과 충돌하며, 타이완 융기를 이끄는 활발한 충돌대가 형성되어 있다.

동쪽 경계에는 필리핀해판이 필리핀판 아래로 섭입하는 필리핀 해구가 뚜렷하게 발달해 있으며, 이 섭입대는 깊은 해구와 활화산대 형성의 원인이 된다. 이와 반대로 서쪽 경계에서는 순다판이 필리핀판으로 섭입하며 마닐라 해구가 형성되었고, 이 해구 역시 필리핀 서부의 화산활동과 지진 발생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동서 양측의 섭입 작용은 필리핀 전역의 지형 형성과 지각 활동의 양상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남쪽에서는 몰루카 해 충돌대와 접하면서 복잡한 삼중 접합부가 나타난다. 이 지역에서는 양방향 섭입이 진행되어 각기 다른 해양지각들이 충돌하는 독특한 구조가 발달하였고, 이로 인해 민다나오에서는 강한 전단운동과 단층 활동이 집중되고 있다. 남서쪽에서는 필리핀판과 순다판이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며 전단 경계를 형성하고, 이에 따라 남부 지역에서는 좌우 전단 단층이 활성화되어 지진 활동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내부 구조 또한 매우 복잡하며, 북남 방향으로 길게 뻗은 필리핀 단층계가 판 내부의 상대운동을 조절한다. 이 단층계는 루손 섬 북부에서 민다나오 섬까지 이어지며, 판 내부의 지각 단위들이 서로 충돌하고 미끄러지며 다양한 형태의 변형과 지진을 유발하고 있다. 필리핀판 내부에는 여러 지각 단편들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인접한 주요 판에서 분리된 이후 판 내부에서 독립적인 움직임과 함께 대규모의 변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