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고 열점

아라고 열점은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지역에 위치한 화산 활동 지점으로, 현재 루루투 섬 근처 아라고 해산 아래에서 화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열점은 '아티우 열점'이나 '영 루루투 열점'이라고도 불리며, 남태평양에서 활동하는 일련의 열점 중 하나로 분류된다.

아라고 열점은 남태평양 일대에서 나타나는 열점 패밀리의 일원으로, 소사이어티 열점, 맥도널드 열점 등과 관련이 있다. 열점이란 지구 맨틀에서 생성된 마그마가 지각의 얇거나 약한 부분을 통해 분출하여 화산섬이나 해산을 형성하는 지점이다. 일반적으로 맨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큰 규모의 맨틀 플룸에서 분리된 작은 규모의 2차 열점이 해저 화산 활동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라고 열점은 깊은 맨틀이 아니라 얕은 맨틀이나 암석권의 구조와 관련된 열점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아라고 열점의 대표적인 지형은 아라고 해산으로, 루루투 섬에서 남동쪽으로 위치해 있다. 아라고 해산은 프랑스 해군의 탐사선인 아라고호가 발견한 이후 이름 붙여졌다. 아라고라는 명칭은 프랑스의 천문학자 프랑수아 아라고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이 해산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화산 지형으로, 현재 아라고 열점이 바로 이 해산 아래 위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질학적으로 아라고 열점과 주변 섬들은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아라고 열점은 일반적인 열점과 달리 그 자리가 거의 이동하지 않고 고정된 것으로 나타나며, 이곳을 통과한 섬들은 지각이 열점 위로 이동할 때 일시적으로 화산활동이 활성화되어 지형이 융기하는 현상을 겪었다. 대표적인 예로 루루투 섬은 본래 오래전에 형성된 화산이었지만, 판 이동에 따라 아라고 열점을 지나면서 추가적인 용암 분출과 지각 상승이 일어나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앞으로 수백만 년 내로 아라고 열점 위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부아이 섬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화산활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라고 열점에서 분화된 마그마는 방사성 납 동위원소가 풍부한 '히무' 계열의 독특한 성분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지질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아라고 열점은 최소한 백이십만 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일부 해양학적 연구에서는 최대 일억사천만 년 전까지도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열점이 장기적으로 고정된 지점에 위치한다는 주장이 우세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하와이 열점처럼 움직임의 흔적이 일부 관찰되기도 했다.

아라고 해산은 분화구가 세 방향의 지구대 형태로 뻗어 있는 복합 화산이며, 역사적으로 기록된 분화 활동은 없다. 그러나 해산의 북부, 동부, 서부 사면에서 각각 지형 붕괴의 흔적이 나타난다. 또한 루루투와 주변 섬들의 화산암은 매우 독특한 납 동위원소 비율을 보이는데, 이는 이 지역 화산활동이 아라고 열점의 마그마에 의해 기원했다는 근거로 활용된다.

이 열점은 위치상 거의 고정된 상태이며, 주변에 존재하는 다른 태평양 열점들과 달리 뚜렷한 위치 이동은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주변 섬과 해산들의 형성 과정에서 여러 열점이 번갈아가며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남태평양의 지질학적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지점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