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니 열점

발레니 열점은 남극해에 위치한 화산 열점으로, 지각을 뚫고 상승하는 뜨거운 맨틀 물질의 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지질 구조이다. 이 열점은 발레니 제도를 형성하였으며, 이 제도는 북서에서 남동 방향으로 약 160km에 걸쳐 이어지는 화산섬 열도이다.

발레니 열점은 판 구조론에 따라 과거에는 현재와 다른 해저 지역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맨틀 기원의 고온 용융 물질이 상승하여 해양 지각을 관통하면서 용암이 분출되었고, 그 결과 일련의 해산(海山)들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해산들은 동태즈먼 대지에서 시작되어 남극해까지 이어지는 선형 구조를 보인다. 이로 인해 발레니 열점은 단순한 단일 화산체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점진적으로 이동하면서 여러 해저 화산과 섬들을 형성한 연속적인 화산 활동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발레니 열점에서 분출된 화산암을 분석한 결과, 특정 동위원소 및 미량 원소의 조성이 높은 U/Pb 비율을 갖는 맨틀 근원을 지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적으로 방사성 붕괴가 진행됨에 따라 우라늄(U)과 납(Pb)의 비율이 변화하는 점을 고려할 때, 발레니 열점의 마그마 근원이 상대적으로 원시적인 특성을 지닌 맨틀 물질에서 기원했음을 의미한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지구화학적 패턴은 태즈메이니아의 현무암에서 동일하게 관찰되었으나, 빅토리아 지역의 화산암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발레니 열점과 태즈메이니아 화산활동이 지화학적으로 연관될 가능성을 시사하며, 호주와 남극 대륙 사이의 맨틀 플룸 활동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발레니 열점은 서남극 지각과 인근 해양 지각의 화산활동 및 맨틀 플룸 기원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의 위치뿐만 아니라, 과거의 판 이동과 관련하여 열점이 형성한 지형적 변화는 고지구물리학적 연구에 있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이 지역에서 확인된 지구화학적 특성은 남극해 해저 화산 활동과 태즈메이니아 지역 화산암과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처럼 발레니 열점은 단순한 해양 화산군이 아니라, 태즈먼 대지와 남극 해저 지각의 형성과 진화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열점 활동의 증거로서 연구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