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에드워드 제도
Prince Edward Islands
파일:Prince_Edward_Islands_76.jpg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의 지도
분류
형태
화산 군도
위치
인도양
남위 46°52′48″ 동경 37°45′00″
최고점
1,230m[1]
면적
343km²
국가
파일: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기.svg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일: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파일:기.svg
속령
행정 구역
파일:남아프리카 공화국 국기.svg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일:특별행정구기.svg
행정구
파일:기.svg
속령
서부 케이프 주
케이프타운시
주요 도시
없음[2]
인구
0-50명
시간대
대서양 표준시(Atlantic Standard Time, AST, UTC-4)[3]
1. 개요2. 거친 바다 위에 새겨진 역사
2.1. 최초의 발견 – 기록 속에서 사라진 섬2.2. 다시 발견된 섬 – 마리온 뒤 프레느와 제임스 쿡2.3. 야생을 위협한 사냥꾼들 – 물개 사냥의 시대2.4. 과학자들의 관심 – 탐험과 연구의 시대2.5.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영토가 되다.2.6. 1979년, 의문의 섬광 – 벨라 사건2.7. 오늘날 – 철저한 보호 구역으로
3. 거친 파도 위에 새겨진 지질사4. 풍랑 속에서 피어난 생태계5.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태고의 바다 한가운데, 남극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거친 물살 속에서 두 개의 섬이 홀로 솟아 있다. 바로 남아프리카 공화국령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Prince Edward Islands)이다.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외딴 곳 중 하나이며, 자연의 위대함과 혹독함이 공존하는 땅이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는 두 개의 주요 섬, 메리언 섬(Marion Island)과 프린스 에드워드 섬(Prince Edward Island)으로 이루어져 있다. 1947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공식적으로 이 섬들을 자국 영토로 편입하면서, 지금까지 남아공 정부의 관리 아래 놓여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상주하는 인간 정착지는 없다. 오직 기후 연구소와 소수의 과학자들만이 한정된 기간 동안 머무를 뿐이다.

이 섬들은 그야말로 자연의 거친 실험실이다. 하늘을 가르는 강풍, 폭우처럼 쏟아지는 눈과 비, 그리고 하루에도 여러 번 변하는 극단적인 날씨. 메리언 섬의 해안에는 검푸른 파도가 몰아치고, 내륙에는 눈 덮인 화산과 이끼로 뒤덮인 황량한 대지가 펼쳐진다.

그러나 이 험난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은 끈질기게 살아간다. 남극 털물개와 코끼리물범이 바위 해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황제펭귄과 바다새들은 둥지를 틀어 생명을 이어간다.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하늘 위로는 황금빛 알바트로스가 유유히 날아오른다.

이곳의 생태계는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 그대로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침입종의 위협이 점점 커지면서,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남아공 정부는 이 섬 일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며 생태계를 보전하려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그것은 바람과 파도가 빚어낸 자연의 성채이며, 인류가 아직도 배우고 연구해야 할 미지의 세계다. 지금도 이곳은 고요하면서도 치열하게, 끝없는 대자연의 흐름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2. 거친 바다 위에 새겨진 역사[편집]

광활한 남극해, 바람과 파도가 깎아낸 외딴 섬인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는 인간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고요한 신비 속에 숨어 있다. 그러나 이곳을 향한 탐험가들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태풍과 안개, 거친 물살 속에서 그들은 이 섬을 발견하고, 잃어버리고, 다시 찾으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써 내려갔다.

2.1. 최초의 발견 – 기록 속에서 사라진 섬[편집]

1663년 3월 4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소속 선박 마에르스펜(Maerseveen) 호가 이곳을 지나갔다. 바렌트 바렌츠존 람이 지휘하던 이 배의 선원들은 이 미지의 섬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은 각각 디나(Dina, 현재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 마에르스펜[4]이라 이름 붙였다.

그러나 문제는 있었다. 기록된 좌표가 실제 위치보다 훨씬 북쪽, 남위 41도로 잘못 표기된 것이다. 이후 네덜란드 항해사들이 아무리 찾아도 섬을 다시 발견하지 못했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는 그렇게 한동안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만다.

2.2. 다시 발견된 섬 – 마리온 뒤 프레느와 제임스 쿡[편집]

1772년 1월, 프랑스의 탐험가 마르크-조제프 마리온 뒤 프레느가 이끄는 르 마스카랭호가 이곳을 찾았다. 그들은 남극 대륙을 찾았다고 생각하며, 테르 드 레스페랑스[5], 일 드 라 카베른[6]이라 명명했다.

하지만 험난한 파도와 강풍은 그들이 이 섬에 상륙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르 마스카랭 호는 섬을 떠나 동쪽으로 항해를 계속했고, 크로제 제도를 발견한 후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그러나 비극이 기다리고 있었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과 충돌이 일어나 마리온 뒤 프레느와 선원 일부가 목숨을 잃었다.

그의 부하이자 항해사였던 쥘리앙 크로제(Julien Crozet)만이 살아남아 1776년, 희망봉에서 제임스 쿡과 만났다. 크로제는 자신의 항해 기록과 해도를 공유했고, 쿡은 이를 참고해 탐험을 이어갔다. 1776년 12월 13일, 쿡은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 근처를 지나며 다시 이 섬을 확인했다. 하지만 기상이 너무 악화되어 상륙할 수 없었다.

그는 영국 왕 조지 3세(King George III)의 넷째 아들인 에드워드 왕자(Prince Edward)의 이름을 따 섬을 다시 명명했다. 그리고 이후 포경선과 물개 사냥꾼들이 이곳을 오가면서, 큰 섬을 마리온 섬(Marion Island)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2.3. 야생을 위협한 사냥꾼들 – 물개 사냥의 시대[편집]

1799년, 프랑스 선박 샐리(Sally)의 선원들이 역사상 최초로 이 섬에 상륙했다. 1803년 말, 미국인 선장 헨리 패닝이 지휘하는 캐서린(Catharine) 호의 사냥꾼들이 섬을 다시 찾았다. 이들은 섬에서 오래전에 사람이 머물렀던 흔적을 발견했다.

이후 1810년까지 이 섬은 바다표범과 물개 사냥꾼들의 주요 목적지가 되었다. 특히 남극털물개 개체 수가 엄청나게 줄어들 정도로 무분별한 포획이 이루어졌다. 1799년부터 1913년까지 총 103척의 배가 이 섬을 방문했으며, 7척이 난파되었다. 오늘날에도 섬 곳곳에서 당시 사용되었던 철 솥(trypots)과 오두막터, 그리고 바위에 새겨진 글자들이 남아 있다.

2.4. 과학자들의 관심 – 탐험과 연구의 시대[편집]

1840년, 남극 탐사를 진행하던 제임스 클라크 로스가 이 섬을 지나갔다. 그는 수천 마리씩 무리를 지어 있는 펭귄 떼와 수많은 바다새들을 목격했다. 하지만 거친 날씨 때문에 결국 상륙에는 실패했다.

1849년 6월, 영국 왕립공병대(Royal Engineers)를 태운 리처드 다트(Richard Dart) 호가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서 좌초되었다. 63명 중 10명만이 살아남았으며, 희망봉에서 온 바다코끼리 사냥꾼들에 의해 구조되었다.

1873년, 챌린저 탐험대(Challenger Expedition)가 이곳을 제대로 조사하면서 섬의 정확한 지도가 만들어졌다.

1908년, 노르웨이 선박 솔글림트(Solglimt)가 마리온 섬에 난파되었고, 생존자들은 섬의 북쪽 해안에 임시 정착촌을 세웠다. 이후 이들은 구조되었지만, 솔글림트의 난파선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으며 다이버들이 탐사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난파선이 되었다.

2.5.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영토가 되다.[편집]

20세기 초, 영국은 이 섬을 공식적으로 영토로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경제적 관리를 진행했다. 1908년, 마리온 섬의 구아노(조류 배설물) 채굴권이 민간에 임대되었다.

1947년~1948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전략적 요충지로서 이 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국과 합의하여 이곳을 공식적으로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 이후 기상 관측소가 마리온 섬의 트란스발 코브(Transvaal Cove)에 세워졌다.

2.6. 1979년, 의문의 섬광 – 벨라 사건[편집]

1979년 9월 22일, 미국의 감시 위성 벨라 6911(Vela 6911)이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 인근 해상에서 정체불명의 이중 섬광(double flash)을 감지했다. 이는 핵실험의 전형적인 특징이었으며, 이후 이 사건은 벨라 사건(Vela Incident)으로 불리게 되었다.

일각에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이스라엘이 비밀리에 핵실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고, 논란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되었다. 공식적으로 이 섬광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실제로 핵폭발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2.7. 오늘날 – 철저한 보호 구역으로[편집]

2003년, 남아프리카 정부는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를 특별 자연 보호 구역(Special Nature Reserve)으로 지정했다. 또한 2013년에는 무려 18만 km²의 해양 보호 구역을 설정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해양 보호 구역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게 자연의 품속으로 돌아온 섬들은 인간의 간섭에서 벗어나, 거친 바람과 함께, 태초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3. 거친 파도 위에 새겨진 지질사[편집]

광활한 남극해,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는 끝없는 수평선 위로 두 개의 섬이 홀로 떠 있다. 마치 거친 파도를 뚫고 솟아오른 바위 요새처럼, 바람과 물결에 깎이고 다듬어지면서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 존재. 하지만 이 섬들의 진짜 이야기는 보이는 모습 너머, 지구 깊은 곳에서 시작된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는 화산섬이다. 그리고 이 섬들의 탄생은 지구 내부에서 솟아오르는 거대한 불길, 바로 열점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리온 섬과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단순한 해상 암초가 아니다. 그 아래에는 지구 깊숙한 곳에서 솟구쳐 오른 거대한 화산체가 자리 잡고 있다. 마리온 섬은 해저에서부터 무려 5,000m 이상 솟아오른 거대한 순상 화산이며, 우리가 수면 위로 보는 것은 그 거대한 산의 가장 꼭대기 부분일 뿐이다.

이 섬들이 만들어진 과정은 하와이 제도와 유사하다. 해양 지각 아래에서는 뜨거운 맨틀 물질이 끊임없이 상승하며, 해저를 뚫고 마그마를 분출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마그마가 쌓이고 굳어지며 거대한 화산섬을 형성한다. 그리고 지각이 움직이면서, 열점 위에 새로운 섬이 생겨나는 동안 오래된 섬들은 점차 활동을 멈추고 풍화와 침식 속에서 서서히 사라진다. 메리언 섬이 여전히 활동 중인 반면, 프린스 에드워드 섬이 상대적으로 오래된 화산 지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리온 섬의 최고봉인 마스카랭 봉[7]은 바로 이 불의 흔적을 상징하는 곳이다. 1980년대부터 2004년 사이에 여러 차례 분화가 관측되었으며, 지금도 섬 곳곳에서 지열 활동이 감지되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화산의 숨결이 이 섬을 살아있는 지질 실험실로 만든다.

프린스 에드워드 섬도 같은 화산 기원을 가지고 있지만, 마지막 분화가 일어난 시기는 불분명하다. 다만 최근 1만 년 이내에 분화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오늘날에는 활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지형은 여전히 화산섬의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거대한 절벽과 날카로운 암석 지대, 그리고 오랜 시간 풍화와 침식을 겪은 메마른 대지.

섬 주변에는 이들이 만들어질 때 함께 형성된 작은 암석섬들이 있다. 마리온 섬 북쪽 해안에는 부트 록(Boot Rock)이, 프린스 에드워드 섬 북쪽 해안에는 쉽 록(Ship Rock)과 로스 록스(Ross Rocks)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파도에 깎이고 부서지면서도 여전히 남극해의 혹독한 환경을 견디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열점이다. 일반적으로 화산 활동은 해양판과 해양판이 부딪히는 경계에서 발생하지만, 열점 화산은 판의 이동과 관계없이 특정한 지점에서 마그마가 솟아오르며 형성된다. 현재 메리언 섬이 위치한 곳이 바로 이 활성 열점 위이며, 과거에는 이 열점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섬들을 만들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마리온 섬 역시 활동을 멈추고, 새로운 화산섬이 그 뒤를 이을지도 모른다.

불과 얼음, 바람과 바다가 만들어낸 이 극한의 땅. 메리언 섬과 프린스 에드워드 섬은 단순한 외딴 섬이 아니다. 그것은 지구가 아직도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행성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는 신비로운 화산의 기록이다.

4. 풍랑 속에서 피어난 생태계[편집]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는 혹독한 자연 속에서도 놀라운 생명력을 품고 있다. 이곳은 남인도양 툰드라 생태지역에 속하며, 남극권과 아남극 지역 사이에 자리 잡은 몇 안 되는 땅 중 하나다.

광대한 남극해에는 육지가 거의 없다. 그렇기에 이 작은 섬들은 수백만 마리의 바닷새와 바다포유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안식처가 된다. 거친 기후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존재는 이 섬이 생태학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를 보여준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의 식물들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한 생명체들이다. 이곳의 주된 식생은 잔디, 이끼, 그리고 켈프 해조류다. 눈에 가장 잘 띄는 균류는 지의류로, 바위와 지면을 뒤덮으며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온난한 지역의 나무와 덩굴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풍과 저온, 그리고 영양분이 부족한 토양을 견뎌야 한다.

그러나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동물들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준다. 섬에서 살아가는 대표적인 토착 생물은 곤충이다. 그중에서도 팔리로에우스 이아토니라는 작은 바다초식 딱정벌레는 해조류를 갉아먹으며 이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곳의 진정한 주인공은 하늘을 나는 새들과 바다를 누비는 거대한 포유류들이다.

이 섬들은 국제조류보호연맹에 의해 중요한 조류 서식지로 지정되었다. 무려 30종 이상의 바닷새들이 이곳에서 번식하며, 500만 마리 이상의 개체가 둥지를 튼다. 전체적으로는 약 800만 마리 이상의 조류가 섬 주변을 날아다닌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엄 있는 존재는 알바트로스다. 이곳에서는 다섯 종의 알바트로스가 번식하며, 모두 멸종위기종 혹은 위협을 받고 있는 종들이다. 방랑 알바트로스는 무려 3.5미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날개폭을 자랑하며, 강한 바람을 타고 몇 주 동안이나 바다 위를 날 수 있다. 이외에도 짙은 망토 알바트로스, 연한 망토 알바트로스, 인도양 노란코 알바트로스, 회색머리 알바트로스가 이곳에서 번식한다.

이 섬에는 14종의 슴새류, 4종의 프리온, 남극제비갈매기, 큰도둑갈매기 등도 서식하며, 그야말로 바닷새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닷새들 중에서도 단연 인기 있는 존재가 있다. 바로 펭귄이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에는 4종의 펭귄이 서식한다. 킹펭귄은 당당한 체구와 화려한 목 깃털을 자랑하며, 수천 마리가 모여 거대한 번식지를 형성한다. 젠투펭귄과 동부 바위뛰기펭귄, 그리고 마카로니펭귄 역시 이곳에서 번식을 한다.

그들의 번식지는 안전해 보이지만, 자연의 법칙은 냉정하다. 이들을 기다리는 거대한 포식자들이 바다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섬에서는 3종의 물개가 번식한다. 남방코끼리물범은 무려 4톤에 달하는 몸집으로 해변을 점령하며, 남극 털물개와 아남극 털물개도 이곳에서 새끼를 키운다.

그리고 바다 속에서는 더욱 거대한 포식자들이 움직인다. 범고래들은 이 섬을 자주 찾으며, 펭귄과 물개를 사냥하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다. 남방긴수염고래와 남방혹등고래도 간혹 이곳을 지나가지만, 그 수는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19세기 이후 이 지역은 대규모 포경과 물개 사냥의 중심지였고, 소련과 일본은 1990년대까지도 불법 포경을 이어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이 섬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파타고니아 이빨고기 저인망 어업이다. 이 고기를 노린 장거리 낚싯줄이 수많은 바닷새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이 섬들의 생태계에서 가장 위험한 적은 의외로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다. 바로 인간이 가져온 외래종이다.

19세기 포경선과 물개 사냥선이 오가며, 집쥐와 집고양이가 섬에 유입되었다. 특히 1949년, 연구 기지에서 쥐를 잡기 위해 5마리의 고양이를 풀어놓았는데, 결과는 끔찍했다. 1977년까지 개체 수는 3,400마리로 증가했고, 그들은 연간 45만 마리 이상의 슴새류를 사냥하며 섬의 생태계를 파괴했다.

결국, 1980년대부터 전면적인 고양이 제거 작전이 시작되었다.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고, 야간 사격을 통해 개체 수를 줄였으며, 마침내 1991년을 끝으로 마리온 섬에서 고양이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고양이가 사라지자, 쥐들의 개체 수가 급증했고, 2003년부터는 쥐들이 알바트로스 새끼를 공격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비슷한 문제가 고프섬에서도 발생했으며, 현재 마리온 섬에서도 쥐 박멸 작전이 계획 중이다. 또한 이 섬에는 기어오르는 진주초라는 외래 식물도 번식하고 있으며, 이는 섬의 고유한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 섬들은 여전히 혹독한 자연과, 인간이 남긴 흔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프린스 에드워드 제도의 생태계는 지구에서 가장 고립된 환경 중 하나지만, 그만큼 연약하고, 보호가 필요한 곳이다. 오늘도 바닷새들은 날아오르고, 바다표범들은 해변을 지키며, 혹등고래는 다시 이 바다를 찾고 있다. 이 작은 섬들은 거친 남극해 속에서, 여전히 생명의 요새로 남아 있다.

5. 관련 문서[편집]

[1] 마스카린 봉우리[2] 상주 인구 거의 없음[3] 일광 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 DST)를 적용하기 때문에 여름철(3월 둘째 주 일요일 ~ 11월 첫째 주 일요일)에는 대서양 일광 시간(Atlantic Daylight Time, ADT, UTC-3)으로 변경된다.[4] Maerseveen, 현재의 마리온 섬[5] Terre de l'Espérance, 희망의 땅, 현재의 마리온 섬[6] Ile de la Caverne, 동굴의 섬, 현재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7] Mascarin Peak, 1,242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