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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에레부스 산
Mount Erebus
파일:Mount_Erebus_Aerial_1.jpg
에레부스 산의 전경
지도
위치
남극 로스 섬
높이
3,794m
분류
형태
지질학적 형성
신생대 4기 플라이스토세 중기
약 130만년 전
외국어 표기
한국어
에레부스 산
영어
Mount Erebus
그리스어
Έρεβος (Érebos)
라틴어
Erebus
1. 개요2. 지질과 화산학
2.1. 폭발과 붕괴 – 산의 심장을 가르는 운명적 격변2.2. 불멸의 용암호 – 지구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불꽃2.3. 불길 속에서 발견된 황금 – 대지의 신비로운 선물
3. 관련 문서

1. 개요[편집]

높고 장엄한 남극의 하늘 아래, 빙하의 땅 한가운데 솟아오른 불타는 에레부스 산(Mount Erebus)이 있다. 이 산은 지구 최남단에서 불길을 머금은 활화산으로, 혹독한 냉기 속에서도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 화염의 심장을 지니고 있다. 그 봉우리는 구름과 얼음 사이에서 우뚝 솟아, 3,792m에 달하는 거대한 몸집으로 남극의 황량한 대지 위에 군림한다. 그것은 대륙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이며, 오랜 세월을 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남극의 심장이다.

에레부스 산은 로스 섬(Ross Island)의 지배자로, 이곳에는 그의 형제 격인 테러 산(Mount Terror), 버드 산(Mount Bird), 테라 노바 산(Mount Terra Nova)이 함께 군림하고 있으며, 그들은 현재 잠들어 있지만 언젠가 깨어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형제 산들은 에레부스만큼 강렬하고 불길한 존재감을 지니지는 못했다. 로스 섬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섬으로 만드는 이 거대한 봉우리들은, 혹독한 남극의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오랜 세월을 견뎌왔다.

이 산은 130만 년 전부터 깨어 있었으며, 그 심장부에는 멈추지 않는 불의 연못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용암 호수이다. 그것은 적어도 1970년대부터 끊임없이 활동하며, 산의 영혼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왔다. 거대한 분화구 안에서 끓어오르는 이 붉은 심장은, 남극의 혹한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불길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용암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 지질과 화산학[편집]

하얀 대륙의 황량한 바람 속, 얼어붙은 땅 아래에서 울부짖는 불길이 있다. 남극의 혹독한 한기 속에서도 결코 사그라지지 않는 이 불길의 심장은, 바로 에레부스 산(Mount Erebus)이다. 이곳은 세상의 끝자락에서도 불꽃을 머금고 있는 지상 최후의 활화산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는 용암 호수(lava lake)를 품고 있는 장소 중 하나이다.

그 중심에는 오랜 세월 끓어오른 포놀라이트(phonolite) 용암이 요동치며, 태고의 힘을 드러낸다. 바람처럼 사라지는 인간의 발자국과 달리, 에레부스의 화염은 수천 년을 이어오며 그 기원을 아득한 과거로부터 불러낸다. 이것은 단순한 산이 아니라, 지구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불과 돌의 서사시이며, 신들이 숨겨놓은 마지막 불꽃이다.

에레부스 산은 다중성 성층 화산 혹은 복합 화산으로, 그 형성 과정은 단순한 폭발적 분출이 아닌, 세월이 축적된 거대한 조형물과도 같다. 산의 하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용암이 쌓여 형성된 순상 화산(sheild volcano)의 형태지만, 상부는 가파르게 솟아오른 성층 화산(stratocone)의 형태를 띠고 있다.

최초의 불길이 대지를 뚫고 솟아올랐을 때, 대규모의 바사나이트(basanite) 용암을 분출하며 지금의 넓고 둥근 하부 플랫폼을 형성했다. 이 불타는 대지는 차갑고 견고한 남극의 얼음과 대비를 이루며, 수만 년의 세월 동안 침식과 분출을 거듭하며 성장해왔다.

그 이후, 포노테프라이트(phonotephrite)와 트라키이트(trachyte)가 흐르며 더욱 점성이 높은 용암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산의 상부는 가파른 경사(약 30°)를 이루는 테프리틱 포놀라이트.용암류로 덮이게 되었다. 그런데, 에레부스 산의 가장 깊은 곳에서 거대한 격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2.1. 폭발과 붕괴 – 산의 심장을 가르는 운명적 격변[편집]

약 18,000년 전(± 7,000년), 대지를 흔든 거대한 VEI6 규모의 대분화가 일어났다. 산의 정상은 그 엄청난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고, 거대한 칼데라(caldera)가 형성되었다. 불꽃이 하늘을 찌르며 솟구쳤고, 붉은 용암이 대지를 덮었으며, 이 과정에서 형성된 새로운 용암류들이 칼데라 내부를 메우면서 지금의 정상부를 이루었다.

칼데라의 중심에는 작고 가파른 분화구 원뿔이 솟아나게 되었다.
이곳에는 화산탄(lava bomb)과 함께,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광물인 에레부스 크리스탈(Erebus crystals)이 가득 쌓였다. 이것들은 수만 년 동안 불길 속에서 만들어진 결정체로, 마치 신들이 대지 위에 흩뿌려 놓은 불멸의 보석처럼 보였다.

2.2. 불멸의 용암호 – 지구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불꽃[편집]

에레부스 산이 다른 화산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끊임없이 살아 숨 쉬는 용암호(lava lake)다. 이 호수는 단순한 용암의 웅덩이가 아니다. 그것은 지구 심장에서 솟아나는 불의 창이며, 지구 깊은 곳과 연결된 살아 있는 통로이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분화는 흔히 스트롬볼리식 분화(Strombolian eruptions)로, 용암호에서 분출하는 거대한 불덩이와 가스 폭발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탈리아의 스트롬볼리 화산과 유사하며, 이처럼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분출을 연구할 수 있는 화산은 전 세계에서도 극히 드물다.

이 때문에 에레부스는 세계적인 화산 연구의 요람이 되었으며, 남극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과학자들은 이 신비로운 불꽃을 연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2.3. 불길 속에서 발견된 황금 – 대지의 신비로운 선물[편집]

에레부스의 불길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창조이며, 대지 깊은 곳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1991년의 연구는, 에레부스 화산이 매일 80그램의 금(gold vapor)을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이 금은 공중에서 응결하여, 심지어 1000km 떨어진 지역에서도 미세한 황금 입자가 발견되었다.

이것은 지구의 내핵에서 솟아오른 불길이, 단순한 용암이 아닌 귀금속을 품고 있음을 의미하는 신비로운 현상이었다. 불과 황금의 연금술, 에레부스는 그 자체로 대지의 보물 창고였다.

또한, 2007~2008년 연구팀은 에레부스 산의 내부 구조를 조사하기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지진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연구자들은 화산의 플룸(plume)과 지하의 마그마 통로를 조사하기 위해, 화산 주변에 작은 폭발 장치를 배치하고 인공적으로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그 결과, 에레부스의 내부에는 복잡하게 얽힌 마그마 저장소가 존재하며, 현재 용암호로 공급되는 마그마는 북서쪽 100~200m 깊이에 위치한 거대한 저장소에서 나온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것은 단순한 지하 동맥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맥동하며 불꽃을 토해내는 거대한 심장이었다.

3. 관련 문서[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