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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 개요[편집]

마르키온파는 2세기 중엽 로마 제국에서 활동한 시노페 출신의 사상가 마르키온을 중심으로 형성된 초기 기독교 분파로, 신의 본성과 성경 정경에 대한 이원론적 관점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이들은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창조신을 불완전하거나 악한 존재로 간주하고, 복음을 전한 예수는 이 창조신과 무관한 선하고 자비로운 참하나님으로부터 온 존재라고 주장하였다.

마르키온은 폰투스의 항구 도시 시노페에서 태어나 주교의 아들로 성장하였다. 2세기 중반 무렵 로마로 이동한 그는 당시 여러 이단 사상을 수용한 인물로 알려진 케르돈과 교류하면서, 기존 유대교 기반의 기독교 신학에 대한 근본적인 반발을 드러냈다. 그는 바울을 예수의 유일한 진정한 사도로 받아들였으며, 바울의 서신이야말로 참된 복음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신념에 따라 마르키온은 자신만의 정경을 마련하였는데, 여기에는 축약된 형태의 누가복음과 열 편의 바울 서신만이 포함되었다. 그는 구약 전체를 폐기하며, 구약의 창조신은 물질세계를 만든 불완전한 신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다. 마르키온은 이를 통해 당시 교회 내에서 점차 형성되고 있던 구약 중심의 정경 체계를 정면으로 부정하였으며, 이는 역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기독교 정경을 구성한 시도로 간주된다.

마르키온파는 이러한 신학적 입장으로 인해 당시 교회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되었고, 테르툴리아누스를 비롯한 여러 교부들의 집중적인 반박을 받았다. 테르툴리아누스는 약 208년에 다섯 권으로 구성된 저작 『마르키온 반박』을 통해 마르키온의 사상을 상세히 논박하였으며, 이 저작은 오늘날 마르키온파 신학을 간접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마르키온 본인의 저작은 소실되었으나, 당대 반박 문헌에 담긴 방대한 인용과 비판을 통해 그 사상의 주요 내용을 복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르키온파는 이후 여러 지역에서 독자적인 공동체를 형성하며 일정 기간 존속하였고, 영지주의와의 유사성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두 흐름이 융합되기도 하였다. 비록 정통 교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마르키온파가 제기한 정경의 문제와 신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고대 교회가 정경을 확립하고 교리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논쟁점을 제공하였다. 마르키온파의 등장은 기독교 역사에서 이단의 출현이 교리 정립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